인생의 열 가지 생각
책소개
“위로는 거창할 수가 없어요.
위로는 모두 작습니다”
웃으면 같이 즐거워하고
울면 같이 슬퍼하는 작은 위로자
이해인 수녀가 전하는 ‘인생의 열 가지 생각’
이해인 수녀의 새로운 산문집 『인생의 열 가지 생각』이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세상 모든 아이들의 어머니 노릇은 못 해도 이모 노릇은 하고 싶다”라던 입버릇처럼 오랜 세월 위로를 희구하는 많은 이에게 친근하고 다감한 위로자 역할을 자처해온 이해인 수녀. 수도자이자 시인으로 반세기 넘게 사랑을 실천했던 그가 이번에는 인생의 열 가지 화두에 대한 생각들을 나눈다.
이해인 수녀는 그간 기도와 시에서 긴요하게 다루어온 가치와 개념 들을 ‘가난, 공생, 기쁨, 위로, 감사, 사랑, 용서, 희망, 추억, 죽음’이라는 열 개의 키워드로 분류했다. 각 장은 “삶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이해인 수녀의 시·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산문들은 간결하면서도 긴 시간 응축된 통찰과 지혜가 배어난다. 그는 범사에 감사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서로 나누고 베푸는 삶의 기쁨을 이야기하는 한편, ‘죽음’에 관해서도 더욱 깊어진 사유를 들려준다.
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이해인 수녀는 소감에서 “기도 안에서 더 기쁘게 더 고맙게 길을 가는 작은 수녀, 작은 시인이 되겠다”라고 했다. 인생이라는 순롓길을 걷는 동안 그는 점점 ‘작은 사람’이 되어가고, 그가 남기는 작품들은 더 큰 힘을 품어 보다 멀리 뻗어갈 것이다. 원숙하고 단단한 성찰들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갈 토대가 되어줄 것이다.
살아 있기에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남긴 흔적을 간직하며 반가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세상을 떠난다 해도 이 흔적들은 낡은 과거로 남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새로운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8쪽 「책머리에」에서
출판사 서평
“모두 웃고 있을 때 우는 사람을 바라봅시다”
함께하는 삶, 더불어 나아가는 힘
『인생의 열 가지 생각』은 하나의 주제 아래 새롭게 쓴 글과, 그에 어우러지는 이해인 수녀의 작품들을 같이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각 주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내 끌어안고 고민하는 화두이기도 하다. 열 개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우리 개개인은 홀로 삶을 영위하는 존재가 아니라 공존하고 상생하며 생을 건너간다는 것이다. 그는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잘 바라봐야 하고, 이웃에게 나누는 마음을 위해서는 늘 감사해야 하며, 마음의 괴로움을 떨치기 위해서는 꽃을 건네듯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사하는 마음은 결국 이웃에게 나누는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내 삶을 긍정하는 것을 넘어서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이 바로 감사이지요. 제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 “감사합니다”가 되도록 숨결 같은 노래처럼 그 말을 읊조리고 싶습니다. _105쪽 「감사」에서
이해인 수녀는 영성을 수련하는 수도자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에 목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았다. ‘수녀들은 좌파’라는 비난에 “우리는 약자 편”(『이해인의 말』)이라고 답한 데서 볼 수 있듯, 그의 관심은 늘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향하곤 했다. 결국 답은 공생이다. 일상적으로는 수녀원의 공동체 생활부터 코로나19나 되풀이되는 참사에 이르기까지, 이해인 수녀는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말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우선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것이 공생을 위해 저에게 주어진 작은 위로자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이 잘 사는 것, 생명이 있는 동안 서로의 온기로 따듯하게 지내는 법을 늘 연습합니다. _41쪽 「공생」에서
“내 삶에서 죽음을 잘 기다리고 이용합시다”
인생은 지상의 순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죽음’에 대한 이해인 수녀의 무르익은 사유다. 수녀원에서는 자기 전 “주님,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라는 끝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즉 잠에서 깨는 것은 작은 탄생이요, 잠드는 것은 작은 죽음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삶과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매일 상기하는 수녀에게도 지척의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암이 발병한 후 1년 반 동안의 기록과 시를 모은 『희망은 깨어 있네』에서 그는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려다가도 “몸이 약해지면/ 믿음은 더 튼튼해질 법도 한데/ 아직은 그저/ 두려울 뿐입니다”(「아픈 날의 기도」)라며 인간적인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통의 학교’에서 오랜 수련을 거친 이해인 수녀는 거듭 자신을 “죽음의 길로 향하는 순례자”라고 칭하며, 매일 맞는 죽음을 잘 연습하자고 말한다. 수도자로서 남기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담은 이 책이 그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도착해서 도움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죽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되어줄 것이다.
물리적ㆍ육체적인 죽음 이전에 생활 중에 찾아오는 작은 죽음을 잘 연습하다 보면 마침내 나에게 오는 큰 죽음도 잘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죽음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냥 삶의 연장선상에서 꽃이 지는 것처럼, 나무가 옷을 벗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라고 말입니다. _206쪽 「죽음」에서
추천사
김산춘(신부ㆍ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대로 교회가 지상의 야전병원이라면, 수녀님의 해인글방은 문학의 야전병원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상처들이 찾아와 수녀님의 기도와 위로의 말씀을 듣고 오늘 하루도 희망으로 깨어나고 치유의 기쁨으로 살아납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도착해서 도움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죽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기도하는 마음과 글 쓰는 힘밖에 없으니, 다 드렸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나쁜 일도 그렇지만 좋은 일 역시 사람의 힘만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은총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고 끊임없이 쓰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목차
책머리에
가난
공생
기쁨
위로
감사
사랑
용서
희망
추억
죽음
본문중에서
21쪽
다시 가난을 생각합니다. 가난이란,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고 자족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는 상태라는 것을요. 실은 가난보다 ‘청빈’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답니다. 맑은 가난.
40쪽
모두 웃고 있을 때 우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 외로운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함께 사는 일일 거예요.
61쪽
좋은 일이 생겨야만 기쁜 것이 아니라, 살아 있고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면 기쁨의 영성이 절로 생겨납니다.
80쪽
제가 쓴 많은 시는 위로를 얻기 위해 저를 찾아주는 사람들 덕분에 지을 수 있었습니다. 웃으면 같이 즐거워하고, 울면 같이 슬퍼하는 위로자의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104~105쪽
홀로 어둠 속에서 원망에 차 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삶에서 그런 시기와 순간을 맞닥뜨린 적이 있었잖아요. 감사함을 회복할 계기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123쪽
사랑은 관심입니다. 관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요. 사랑은 상대를 잘 바라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146쪽
용서는 자신의 마음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사람보다 꽃이 더 많은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
165쪽
저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비범한 희망을 얻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 이 시간을 잘 살아내면 괜찮은 미래로 향할 수 있겠지요.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206쪽
물리적ㆍ육체적인 죽음 이전에 생활 중에 찾아오는 작은 죽음을 잘 연습하다 보면 마침내 나에게 오는 큰 죽음도 잘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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